[네이버 부스트캠프 웹・모바일 10기] 수료 회고
베이직부터 그룹 프로젝트까지, CS 지식을 체득하고 AI 엔지니어링과 설계의 본질을 깨달으며 성장한 7개월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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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직부터 그룹 프로젝트까지, CS 지식을 체득하고 AI 엔지니어링과 설계의 본질을 깨달으며 성장한 7개월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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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이라는 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처음 시작할 때 가졌던 '과연 낙오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 무색하게도 어느덧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 자리에 서 있다.
정신없이 달려오느라 놓쳤던 순간들을 다시 붙잡아 베이직부터 챌린지 멤버십과 그룹 프로젝트까지의 긴 여정을 차분하게 되돌아보려 한다.
부스트캠프 전이나 지금이나 솔직히 AI 의존도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질적인 변화가 분명히 존재한다.
예전에는 "이거 어떻게 해?"라고 던지고 나오는 코드를 복붙했다면 이제는 용도에 맞게 골라 쓴다. 각 도구의 강점을 파악하고 목적에 따라 조합하는 식이다. 어떤 단위로 질문을 쪼개야 하는지 어떤 프롬프트를 써야 원하는 방향에 가까워지는지 그 감각이 조금씩 쌓이고 있다.
한번은 Three.js 캐릭터 구현 중 AI 말만 믿고 하루를 통째로 날린 적이 있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방법이었는데 자신 있게 답해줬던 것이다. 결국 공식 문서와 커뮤니티에서 다른 방법을 찾아 겨우 마무리했다.
반대로 기본기가 있을 때는 달랐다. Framer Motion을 쓸 때 애니메이션 원리를 어느 정도 알고 있으니 디테일한 명령을 내릴 수 있었고 결과물도 훨씬 잘 나왔다. AI가 다 해주는 시대에 내가 할 일이 뭔지 고민했는데 결국 누가 명령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천차만별이었다. AI를 잘 활용하려면 결국 내 지식이 탄탄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기초가 탄탄할수록 AI를 엔지니어링하는 효율이 극대화된다.
비전공자로서 가졌던 가장 큰 갈증은 CS였다. 예전에는 "이걸 왜 알아야 하지?"라는 의문만 가득했는데 부캠을 거치며 이 지식들이 실제로 어디에 쓰이는지 몸소 체험하게 됐다.
네트워크 원리를 알기에 데이터 통신 최적화를 고민하고 컴퓨터 구조를 이해하기에 왜 효율적인 코드가 필요한지 납득이 됐다. 쉘 스크립트 가상 메모리 네트워크 7계층 같은 개념들이 실제 프로젝트에 어떻게 녹아드는지 직접 경험했다.
이 변화를 가장 크게 실감한 건 학교 CS 이론 시험을 볼 때였다. 팀 프로젝트 때문에 거의 공부를 못 하고 들어갔는데 시험 문제 대부분이 부캠에서 이미 치열하게 고민했던 내용들이었다. 지식이 '체득'된다는 게 무엇인지 그날 처음 제대로 느꼈다.
베이직과 챌린지에서 기억에 남는 경험은 Vanilla JS로 상태 관리를 직접 구현하는 것이었다. 라이브러리 없이 클래스를 상속받고 이벤트를 처리하며 컴포넌트를 구성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로웠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프론트엔드에서는 왜 클래스 대신 함수형을 지향할까?" 그 고민의 결과물을 리액트에서 함수형 프로그래밍을 지향하는 이유라는 글로 정리해보기도 했다.
바닥부터 직접 구현해보지 않았다면 리액트가 제공하는 선언적 UI의 편안함을 이렇게까지 깊이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다.
코드리뷰 세션에서 다른 분의 PR을 보며 설계가 무엇인지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했다.
나는 AI와 소통하며 폴더 구조를 만들어냈다면 그 분은 왜 이렇게 했는지 생각의 과정을 단계별로 꼼꼼히 남겨두고 있었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기록한다는 것이 설계 역량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던 것 같다.
커피챗에서 들은 말도 오래 남았다. 프론트엔드 설계의 핵심은 컴포넌트를 얼마나 잘게 나누느냐가 아니라 비즈니스 로직과 UI를 얼마나 잘 분리하느냐라는 것이었다. 내가 집착하던 컴포넌트 디테일보다 이 원칙을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시간을 더 유용하게 썼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고민들을 거치고 나니 새로운 기술을 가져올 때 자연스럽게 조심스러워졌다. 무작정 유행하는 스택을 붙이는 대신 ADR(Architecture Decision Record) 작성을 습관화했다. "이 기술이 우리 서비스의 어떤 문제를 실제로 해결해 주는가?"를 스스로 묻고 기록으로 남기는 방식이다.
냅다 화면부터 만들고 나중에 DB를 고치느라 고생했던 과거를 지나 이제는 데이터 흐름과 DB 설계를 먼저 그려놓고 시작할 줄 아는 사람이 됐다.
챌린지와 멤버십 후반은 개인적으로도 큰 아픔이 있었고, 감정적으로도 많이 소진된 시간이었다. 오늘은 그냥 잘까 싶은 날이 여러 번 있었는데 그때마다 나를 붙잡아준 건 함께 끝까지 가야 할 동료들이었다.
점점 열정이 식어가고 있다고 느꼈는데 슬랙 채널과 마스터 클래스에서 매번 더 탐구하고 의견을 나누는 동료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에너지를 얻었다. 팀원과 팀원의 능력을 믿었기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웹 접근성 발표 때 인터랙티브한 PPT 사이트를 직접 만들어서 공유했는데 "디테일과 UX가 남다르다"는 말을 들었다. 디자인 전공자로서의 감각이 개발자로서 독보적인 무기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긴 순간이었다.
커피챗을 통해서도 내가 어떤 환경에서 일하고 싶은지 조금 더 뚜렷해졌다. 각자 할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 서로 소통하고 시너지가 나는 팀에서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것. 7개월간 밤을 지새우며 열정적인 동료들을 만났던 경험이 크게 임팩트로 남았고 회사에 가서도 그런 동료들과 일하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다.
고치기 쉽지 않은 고질적인 문제는 체력 관리였다. 언제 자는지도 모를 만큼 달렸고 어느 수준에서 멈출지 기준을 정하지 못해 매번 몸을 혹사했다.
비전공자로서 남들보다 아는 게 적다, 따라가려면 더더욱 노력해야한다는 사실이 늘 마음 한켠을 짓눌렀고 그 간격을 시간으로 메우려 했던 것 같다.
지속 가능한 개발자가 되려면 나를 태워서 결과를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도 안다. 빠른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면 얼만큼 어디서 타협할지 그 기준을 스스로 정하는 연습이 다음 단계에서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다.
7개월 전의 나는 "저런 건 어떻게 공부하지?"라며 잘하는 사람들을 멀리서 바라만 보던 사람이었다. 지금은 그 사람들이 공부하는 방식을 배웠고 나 또한 그 길을 걷고 있다.
아쉬움이 없진 않다. 동료들이 "이번 스프린트에서 얻어가고 싶은 게 뭐냐"고 물었을 때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배우는 게 전부 새로워서 뭐가 중요한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도 그 질문이 지금의 나한텐 선명하게 보인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한 것 같다.
활동 기간은 끝났지만 해야 할 일이 선명하게 보인다는 점에서 오히려 지금이 진짜 시작인 것 같다. 부캠을 거치며 설계하는 방식, AI를 활용하는 방식, 앞으로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 등의 방향이 잡혔다.
당장은 약 한 달 반짜리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다. 동시에 이번엔 코드보다 나 자신을 먼저 파악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이력서를 쓰기 전에 자기 자신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커피챗에서 들은 말이 계속 머릿속에 남는다.
학교 공부와 병행해 정보처리기사 자격증도 준비하고, 내 인터랙션과 UX 감각을 온전히 담은 포트폴리오 사이트도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 할 일이 많지만 잘게 쪼개서 하나씩 끝내다 보면 어느 순간 다 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혹시 이 글을 보게 되는 캠퍼 분들이 있다면, 부캠이 끝났어도 앞으로 쭉 근황 나누면서 각자의 자리에서 잘 성장해나갔으면 좋겠다.
부스트캠프 웹·모바일 10기를 함께한 모든 캠퍼분들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